덴마크에서는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소설 때문에 사람들의 생활 양식까지 달라졌다고 합니다. 악세 산데모제의 소설 '도망자'에는 얀데의 법칙 10가지가 나오는데, 이 소설은 덴마크에서 큰 인기를 끌어 지금도 사람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1. 나만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2. 내가 다른 사람만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3. 내가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4.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자만하지 말라 5.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6. 내가 다른 이들보다 더 중요할 거라 생각하지 말라 7. 내가 뭐든지 잘 할 것이라고 여기지 말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라 9. 다른 사람이 당신을 신경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10. ..
제 방 침대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이불이나 방바닥에 내팽개친 옷가지들은 언제나 저절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싫증이 나서 방치한 물건, 치우지 않은 쓰레기, 쓰레기통 주변에 대충 던져 놓은 빈 화장품 통까지 언제나 저절로 치워져 있습니다. 사실 엄마가 저 대신에 청소해주고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항상 먼저 하지 못하는 저는 참 못된 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부모님의 방에서 엄마의 파우치를 보고 이런 철없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엄마의 화장품 파우치에는 제가 사용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 썼다고 내버리던 화장품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다 썼다고 생각한 화장품의 바닥에 남은 한 방울까지 엄마는 쥐어짜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집안일과 자식을 위해 헌신..
한창 길이 막히는 바쁜 퇴근 시간 80대 할아버지 한 분이 택시 안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기사 양반. 좀 더 빨리 갈 수 없나. 급해서 택시를 탔는데 전철보다 느린 것 같아. 내가 6시까지는 꼭 도착해야 해." 재촉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급해 보여서 운전기사는 최대한 빠른 지름길로 택시를 몰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6시 전에는 도착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그렇게 급하신 건가요?" "6시까지 할멈이 있는 노인요양병원에 도착해야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어. 늦으면 간호사들이 할멈을 먼저 먹이고 밥상을 치워버려서." "늦게 가시면 할머니가 화를 내시나요?" "우리 할멈은 치매라서 내 얼굴도 잘 못 알아봐. 벌써 5년이나 되어버렸어..." "그러면 일찍 가든 ..
러시아 작가 이반 끄르일로프의 우화입니다. 집안에 처박혀 가끔 걸레로나 쓰이는 커다란 자루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주인이 밖에서 큰돈을 벌어와 자루에 금화를 가득 채웠습니다. 주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루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친한 친구와 가족들이 올 때마다 자루를 보여주며 자랑했습니다. 사람들이 자루를 볼 때마다 미소를 지으며 칭찬을 하자 자루는 스스로 자기가 존귀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자신을 보러을 때마다 건방지게 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이 집에 도둑이 들어 금화를 훔쳐갔습니다. 도둑은 자신이 가져온 가방에 금화를 털어넣고 도망쳤습니다. 다음날 자루를 확인한 주인은 크게 화를 내며 자루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쓰레기통에 담긴 자루는 금화를 찾으러 급하게 떠나는 주인을 보..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바로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맹자의 격언입니다. 그런데 인도와 스리랑카, 중국 등 일부 열대 지방에 분포하는 '등목어'라는 물고기는 나무에도 올라갑니다. 길이 25cm 남짓한 이 독특한 물고기는 아가미덮개에 뒤쪽을 향해 뻗은 가시가 있습니다. 양쪽에 하나씩 있는 그 아가미덮개를 뻗어 교대로 바닥을 짚고 꼬리로 힘차게 밀면서 앞으로 걷고, 나무 위를 기어 올라갑니다. 그리고 머리 양쪽에도 보조 호흡기관이 있어 물 밖에서도 며칠을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그저 퍼덕거리다 죽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물 밖의 물고기'라는 꼼짝 못 하는 상태를 묘사하는..
친일파의 아들이라는 낙인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쳐 공부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극심한 차별을 받았지만 그는 뛰어난 노력으로 세계적인 육종학자가 되었습니다. 광복 후 가난에 허덕이던 조국은 학자에게 "우수한 농산물을 개발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버지의 오명을 씻고 조국에 보탬이 되고자 했던 학자는 한국에 돌아와 소임을 다했습니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배추와 무, 쌀을 개량하고 선진국의 대량생산 기술을 전수했지만 이런 업적에도 친일파의 아들이라는 보이지 않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그럼에도 학자는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헌신했습니다. 무려 10년의 월이 흐른 뒤에야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는데, 이 학자는 훈장을 받은 날 집에 돌아와 마..
저는 예전에 잠시나마 노숙인 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희망을 잃어버린 저의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를 도와주러 오신 분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파산 신청하시죠?" 저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니요. 저는 이 빚 다 갚을 겁니다. 꼭 갚고 말 거예요!" 오래전 아내가 암에 걸린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낫는 가 싶으면 자꾸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아내는 제 손을 잡으며 이제 좀 편해지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랫동안 아내를 돌보며 어느새 빚만 남았고, 치료를 위해 사용했던 돈도 엄청나더군요. 결국 저는 거리로 도피했습니다. 전철역 앞 초라해 보이는 노숙인이 된 것입니다. 출근..
예순이 넘은 내 아내는 요즘 자꾸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 모임은 물론이고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이랑 말은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남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곤 합니다. 며느리와 사위의 표정이 이상해지고, 친구들도 뭔가 잘못 먹은 얼굴로 바라보지만, 그럴 때마다 난 미안해하며 물건을 그들 곁으로 도로 놔줍니다. 나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로써 이야기하지만 가끔은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립니다. 아내는 원래 늘 남을 배려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길을 가거나, 문을 열 때도 뒷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웃음도 많고, 정도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이후로는 늘 산만하고, 때로는 내 것 네 것을 못 가리고 만지는 증세가 생겼습니다. 병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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