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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자꾸 늘어나는 데
저희의 일손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원하는 날짜에 쉬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어느 겨울, 드물게 연휴를 포함해서 3일을 편히 쉴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모처럼의 휴식에 몸과 마음을 다시 다잡고 출근을 했습니다.
저희 시설에는 96세 할머니가 계시는데 노환으로 인해 힘들어하시지만
항상 저를 보시면 환한 웃는 표정으로 반겨주셨습니다.
그렇게 며칠 만에 저를 보신 할머니는 왜 이제야 왔냐면서 저를 보시더니
뜬금없이 장갑을 건네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어. 아무 말 말고 이거 한번 끼워봐."
"할머니, 이거 생신 선물로 받으신 거잖아요.
할머니 이름까지 미싱으로 작업해서 붙어 있는데 이걸 제가 미안해서 어떻게 써요."
"종일 방 안에 있는 내가 장갑이 무슨 소용이야.
추운데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 손이 따뜻하고 예뻐야지.
내가 이거 주려고 밤새 이름표를 장갑에서 땠어.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끼고 다녀."
미싱으로 꼼꼼하게 박은 할머니의 이름표를 잘 보이시지도 않으면서 쪽가위 하나로
밤새 안간힘을 써 뜯으셨을 할머니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갖가지 형태를 가진 사랑 중에는 '내리사랑'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중에도 받아왔던 '내리사랑' 그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기억하고
세상에 나누어 주세요.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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