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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때 '위고'라는 총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하인을 데리고 송성(宋城)이라는 곳을 여행하게 되었다.
밤이 되어 숙소를 정해 놓고는 밖으로 나와 달빛 아래를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는데,
어느 노인이 달빛 아래 서 책을 뒤적이는 것을 발견했다. 위고가 다가가 물었다.
"그 책이 뭐요?" 그 노인이 대답했다.
"남녀의 혼인에 관한 책이오." 위고는 노인이 지고 있는 배낭 밖으로 비어져 나온 청실과 홍실을 보고는
그 실의 사용처를 물었다. 노인이 다시 대답했다.
"이건 부부를 맺어주는 끈이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이 실로한번 묶으면 반드시 부부가 되지요."
위고는 신기해서 자기 색싯감은 어디에 있느냐고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마침 옆을 지나가던
눈먼 노파 등에 업힌 갓난 여자아이를 가리키며 "장차 15년 후에 당신 아내가 될 것이오"라고 하였다.
그 말에 위고는 놀리지 말라며 하인에게 계집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하인은 아이가 하도 예뻐 이마에 살짝 피만 내고는 살려주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위고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아내의 이마에 칼자국이 하나 있었다.
위고가 사연을 물었더니, 그것은 바로 15년 전 자신의 하인이 어린 계집의 이마에 남긴 칼자국이었다.
출처 :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 한자성어(미리내공방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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