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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양식

친구로 남는다는 건

터프가이원 2020. 2. 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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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참 순수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너무 철석같이 믿고 잘 받아줍니다.

하지만 베푼 은혜가 돌아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전 저희 집에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아버지의 죽마고우에게 아버지가 큰돈을 빌려주시게 되었는데

그 친구분은 몇 년 안 되어 사업에 실패하게 되었고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집은 오랫동안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저라면 그 친구분을 원망하며 고소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친구분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어머니는 본인보다 더 속상해하셨습니다.

"당신은 왜 항상 속고만 다녀요?

지금 우리 삶도 빠듯한데 무슨 여유가 있다고 친구한테 그렇게 큰돈을 빌려주었어요.

이제는 친구들과 인연 끊고 살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했습니다.

"아니야,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깐 분명 나중에 연락이 오겠지."

아버지는 끝까지 친구분을 믿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친구분이 그만 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슬픔에 잠긴 아버지를 모시고 장례식장을 찾은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분은 자신에게 나오는 사고 합의금을 아버지에게 꼭 전달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친구분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 통곡하며 말했습니다.

"이 친구야. 죽어서 이런 거 남기지 말고 살아서 전화 한 통이나 해주지."

아버지의 모습에 저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로 끝까지 남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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