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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한 청년이 공원 벤치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공원을 청소하던 관리인은 넋을 잃은 듯 앉아있는 청년이 조금 수상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이보시오, 젊은이. 당신 누구요?"
"글쎄요. 내가 누군지를 몰라서 생각하는 중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관리인이 다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면 당신 집이 어디요? 어디서 왔어요?"
"그것도 잘 몰라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관리인은 조금 강경한 어조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계속 여기 있을 거요? 어디 갈 데 없어요?"
"글쎄요 그것을 알았으면 벌써 여기를 떠나지 않았겠습니까?"
관리인은 엉뚱한 대답만 하는 청년이 더욱 수상하게 여겨졌지만, 청년은 관리인의 미심쩍은
표정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이 받았던 질문에 골몰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이 청년은 근대 합리주의 철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프랑스의 '르네 데카르트'였습니다.
방향이 좀 다르기는 했지만, 공원 관리인이 대수롭지 않게 던진 이 질문 내용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심각하고도 중대한 물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출처 : 따뜻한 편지 제22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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