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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양식

머무는 곳에

터프가이원 2021. 11. 2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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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이어진 길에 맑은 가을 햇살이 또 다른 하늘길이 되어 있습니다.

행여나 평범한 영혼의 발 그림자가 햇살을 상하게 할까 조심스럽게 걸어가는데

그 눈부신 길가에 조그만 메뚜기 한 마리가 뛰어들었습니다.

햇살에 비친 메뚜기는 지난여름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느덧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메뚜기는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자신 중심으로 모든 것이

변하기를 바라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터득한 것 같습니다.

갑자기 길 위로 뛰어들었지만 막상 숲에서 나와 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모양입니다.

따뜻하게 데워진 아스팔트 위에 그냥 머물러 있습니다.

인생에서 때로 멈추어 서는 데도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바람에 흩어지는 구름같이 세상이 변해갈 때 잠시 머무는 곳에서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 소중한 것은 멈추어 선 자리에서 하늘을 통해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메뚜기는 넘어가는 가을 햇살의 끝을 붙잡고 아직도 숲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 겨자씨(국민일보)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 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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