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저는 병 우유를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출근할 때마다 막둥이인 저에게 병 우유를 하나씩 사 주셨습니다. 어려운 살림 탓에 먹을거리가 늘 부족했지만 아버지는 저에게 우유를 주는 일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셨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가족들도 잘 알아보시지 못하고 계시지만, 아버지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누님이 어린 시절 병 우유에 대한 사연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아버지가 사 주시던 그 우유는 사실 아버지의 출근 교통비와 맞바꾼 것이었습니다. 버스를 탈 수 없기에 서둘러 일찍 일어나 회사까지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막내 우유 사 주는 게 아버지에게 어떤 것보다 큰 행..
여름성경학교도 은혜 가운데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앞서 수고하신 교역자분과 선생님 , 그리고 봉사해주신 교우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유치부 담당전도사님의 언니 전도사님이 오셔서 큰 도움을 주셨는데, 이 전도사님이 유치부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동안에 인형옷을 입고 아이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여 아이들이 이기면 사탕을 줍니다. 우리가 알듯이 '가위-바위-보 게임이 누가 이기는지 예측하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이 어린 아이들과 게임을 하는데 매번 집니다. 아이들은 이겨서 좋아하고 사탕까지 선물로 받으니 너무나 즐거워 합니다. 제가 신기해한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어떻게 전도사님이 매번 지고 아이들이 계속 이길 수 있는가 하..
미국 위스콘신 주(Wisconsin) 85번 국도를 지나다 보면 자그마치 길이만 7.2km에 달하는 수백만 송이가 있는 해바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넓은 땅에 해바라기가 빽빽이 피어 넘실거리는 모습은 황금빛의 바다가 파도치는 듯한 장관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이 아름다운 해바라기 밭은 '돈 재키시'라는 남자가 만들었습니다. 2006년 그가 사랑하는 아내 '바베트'가 혈액암 진단을 받고 두 달밖에 살지 못할 것이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희망의 표시로 집 주변에 아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심으며 병간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정성과 사랑 때문이었는지 아내는 암 판정 후 무려 9년을 더 남편과 함께 살 수 있었고 2014년 11월 1..
죽음은 삶의 중요한 테마입니다.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어떻게 기억될지 또 죽음 이후엔 무엇이 있을지 등 동서고금 막론하고 인류가 끊임없이 고민해온 질문입니다. 삶과 죽음에 관련해서 고대 로마인들에게 격언으로 널리 알려진 두 개의 명언이 있습니다. Carpe Diem (카르페디엠),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현재에 충실하라 그리고 죽음을 기억하라. 먼저 우리말로 '현재를 잡아라'라고 번역되는 카르페디엠은 현재 인생을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메멘토 모리는 '당신이 죽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라'라고 번역됩니다. 이는 왔으면 가야 하듯이 태어났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죽음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고 아무리 훌륭한 ..
로마제국 말기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높은 산과 바다의 거대한 파도와 굽이치는 강물과 광활한 태양과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경탄하면서 정작 가장 경탄해야 할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경탄하지 않는다." 이 말은 산, 바다, 태양, 별들 세상 그 어느 것보다도 바로 우리가 가장 귀한 걸작품이라는 말입니다. '당신의 외모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는가?' 어느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남성과 여성들이 바꿀 수 있다면 자신의 외모를 바꾸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포함하여 자신의 존재나 인생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당신과 똑같은 얼굴,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한 염색공장에서 모두가 바쁘게 정신없이 일하는 도중 한 여직원이 등유가 든 램프를 옮기다가 염색 테이블 위에 떨어뜨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램프가 깨지고 램프 안의 등유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연히 테이블에 올려둔 작업물들은 단숨에 엉망이 되었고 바쁜 와중에 작업이 중단된 공장 직원들은 투덜거리며 화를 냈습니다. 그런데 당시 공장의 대표였던 '장 밥티스트 졸리'는 조금 달랐습니다. 화를 내기 전에 먼저 그 상황을 '관찰'한 것입니다. 염색 공장의 작업대를 덮고 있는 테이블보는 계속되는 작업으로 여러 가지 염색약에 얼룩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직원이 등유를 쏟아버린 부분만 얼룩이 지워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여직원의 실수로 끝날 상황이었지만, 한 남자의 세심한 관찰과 생각..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이 다닌 친구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저는 원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이력서를 내는 곳마다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취업 준비 생활이 조금 길어진다 싶더니 몇 년이 지나도 이 친구가 취업하지 않으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아무리 걱정과 조언을 해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있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라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만 늘어났습니다. 급기야 친구의 부모님도 포기하고 방치했지만, 저는 여전히 그 친구가 걱정되어 만날 때마다 '취직해, 취직해'라고 잔소리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저는 회사에서 상사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경위서에 감봉까지 억울하게 당했던 날이었습니다. 너무 힘..
펭귄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야 하지만 바닷속에는 바다표범 등 펭귄의 천적들 역시 도사리고 있는데 생존을 위해서는 천적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바다에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누구나 할 것 없이 펭귄들은 바다에 뛰어들기 전 잠시 머뭇거리는데, 이렇게 모두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바다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한 마리가 먼저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이렇게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퍼스트 펭귄은 다른 펭귄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에 비유해 퍼스트 펭귄이란 단어는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먼저 뛰어드는 도전자 혹은 선구자란 뜻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갖고 과감히 뛰어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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