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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평소 일상적인 대화도 곧잘 하던 부부였는데 언젠가부터 남편은 아내와의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질문에 아내가 간혹 대답하지 않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등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남편은 혹시라도 아내의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건지 걱정을 하게 되었고 이를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방 한쪽 구석에 돌아앉았고 아내는 반대편 구석에 돌아앉게 했습니다.
그리곤 그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내 말이 들려요?"
그러나 아내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좀 더 가까이 가서 물어보아도, 더 바짝 다가가서 물어보아도 여전히 대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아내의 등 뒤까지 다가가 같은 질문을 했고 그러자 아내는 귀찮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 들려요! 벌써 네 번째 대답이에요."
잘 들리지 않았던 사람은 아내가 아닌 바로 남편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을 통해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것은 빨간 안경을 쓰고도
모른 채 세상이 왜 이렇게 붉은 지 불평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곡된 나만의 색안경을 벗고 세상의 빛과 타인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7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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