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돌아가신 지 오래였지만, 한 입 떠 넣으면 그들이 옆에 있는 듯 느껴지는 음식을 만들었다. 한련의 톡 쏘는 맛, 식초를 뿌린 비트 잎, 버터와 소금과 후추를 넣은 매시트 포테이토, 설탕 한 숟가락과 생크림을 뿌린 잘 익은 싱싱한 딸기. 이런 것들은 한 입만 맛보아도 그분들을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의 포옹이, 할아버지의 휘파람이 어땠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났다. 입에 넣을 때마다 그들에 관한 기억이 재생되었다. 할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도, 할머니의 웃음소리와 전염성 강한 미소도, 그들의 눈가에 자글자글하던 잔주름도 전부 떠올랐다. 그 애틋하고 편안한 요리에 담긴 그들의 온기와 사랑과 감정과 추억들도 전부 떠올랐다. 그것은 소박하고 좋은 음식의 힘이었다. 나는 그런 음식..
어느 도시의 시내에서 전통 음식점을 개업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맛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몇 주가 지나도 사람들이 아예 오지를 않았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빚만지고 망하겠다 싶어서 여러 방법을 궁리하다가 '맛' 만큼 '맛있는 집처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부터 남자는 방금 만든 음식을 잘 포장해 자전거에 싣고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사람들은 자전거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를 맡으며 허기를 느꼈고, 또 하루 종일 배달하는 모습을 통해 '배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식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방문한 손님들은 음식이 정말 맛있자 여기저기 소문을 내었고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 식당은 6개월 뒤 도시에서 제일 손님이 많은 식당이 되..
날마다 가족을 위해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는 그날도 정성스럽게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웬일인지 평소보다 더 분주했던 엄마는 식초병을 참기름병으로 착각하고 찌개에 넣고 말았습니다. 순간 아차 했지만,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차마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는 아까운 마음에 그냥 식탁에 내놓았습니다.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중학생 큰딸이 찌개 맛을 보더니 잔뜩 찌푸린 채 말했습니다. "엄마 찌개 맛이 너무 이상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러자 초등학생 둘째 딸도 기다렸다는 듯이 언니가 했던 말을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자식들의 쏟아지는 음식 불평에 엄마는 미안해서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런 두 딸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빠가 딸들에게 말했습니다. "어디, ..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꽃 가게에서 일할 때였는데, 전화로 주문을 받았거든요. 상대방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다시 말해달라고 했지요. 그런데 전화를 건 손님이 버럭 화를 냈어요. "전화번호 하나 똑바로 못 받아 적으면서 무슨 장사야! 너희 나라로 가버려!" '단지 번호를 못 적었을 뿐인데 어떻게 저런 말을...'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수화기만 들고 있었어요. 이보다 더한 인종차별을 겪었지만, 조국을 떠나면 으레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때 꽃 가게 옆에 있던 식당에서 일자리를 줘서 잊고 있던 고향 요리를 다시 하기 시작했어요. 제 음식이 낯설 텐데도 기꺼이 먹고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해요. 지금은 제 음식에 자부심이 생겼어요. 여전히 제 음식은 낯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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