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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사는 흰 담비는 추운 겨울을 좋아했습니다.
여름 동안에는 갈색이던 담비의 털이 겨울이 되면 새하얗고 아름답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이 귀한 겨울이어서 더 많은 식량과 사냥감을 쫓아야 하는 흰 담비는
일과가 끝나면 자신의 하얀 털을 곱게 다듬고 정리하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때로는 흰털을 정리하는 데 정신이 팔려 먹을 것을 찾거나
사냥을 나가는 일을 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흰 담비에게 족제비가 걱정되어 말했습니다.
"아무리 네 흰털이 아름다워도 목숨보다 귀한 것은 아니야."
하지만 흰 담비는 족제비가 자신의
아름다운 털을 질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족제비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흰 담비는 살쾡이와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흰 담비는 살쾡이를 피해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힘을 다해 달아나던 흰 담비 앞에 진흙탕이 나타났습니다.
달아나기 위해서는 진흙탕 위를 뛰어가야 했지만 그러면 흰 담비의 털은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아름다운 털이 더럽혀질 것으로 생각한 흰 담비는 그만 진흙탕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러자 쏜살같이 달려온 살쾡이가 흰 담비를 덥석 물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85년에 완성한 '흰 담비를 안은 여인'이라는 그림에는
한 여인이 흰 담비를 안고 있습니다.
흰 담비는 자신의 털을 더럽힐 바에는 차라리 잡혀 죽는다는
사람들의 믿음 때문에 순수, 순결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자신이 자랑하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훼손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더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습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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