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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자꾸 늘어나는데
저희의 일손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원하는 날짜에 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 겨울, 연휴를 포함해서 3일을 쉴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모처럼의 휴식에 몸과 마음을 다시 다잡고 출근했습니다.
저희 시설에는 저를 너무 좋아하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시는데 노환으로 인해
힘들어하시지만 항상 저를 보시면 환한 웃는 표정으로 반겨주셨습니다.
그렇게 며칠 만에 저를 보신 할머니는 왜 이제야 왔냐면서 저를 보시더니
뜬금없이 털장갑을 건네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어. 아무 말 말고 이거 한번 끼워봐."
"할머니, 이거 생신 선물로 받으신 거잖아요. 할머니 이름까지 미싱으로 작업해서
붙어 있는데 이걸 제가 미안해서 어떻게 써요."
할머니는 거절하는 저에게 인자한 표정으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종일 방 안에 있는 내가 장갑이 무슨 소용이야. 추운데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 손이 따뜻하고 예뻐야지. 내가 이거 주려고 밤새 이름표를 장갑에서 땠어.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끼고 다녀."
미싱으로 꼼꼼하게 박은 할머니의 이름표를 잘 보이지도 않으시면서 쪽가위 하나로
밤새 안간힘을 써 뜯으셨을 할머니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깊어진 주름만큼 깊어진 사랑 갖가지 형태를 가진 사랑 중에는
'내리사랑'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중에도 받아왔던 '내리사랑' 그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기억하고 세상에 나누어 주세요.
출처 : 따뜻한 편지 제22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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