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나물

조선 제7대 임금 세조(世祖)는 재위 13년동안 많은 치적을 쌓은 유능한 군주였다.

세조가 무력으로 어린 조카 단종(端宗)을 내치고 등극하자 집현전 학사로서

세종의 총애를 받던 성삼문ㆍ박팽년ㆍ하위지ㆍ이개ㆍ유성원ㆍ 유응부 등이 중심이 되어

반역자를 응징하고 단종복위를 하려다 변절자 김질의 밀고로 계획이 무산되고 모두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역사는 이들을 사육신(死六臣)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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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질무렵 신숙주는 퇴청하여 집으로 돌아오자 부인 윤씨의 눈초리가 매섭게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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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대감........!''

윤씨 부인의 목소리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 오늘 성승지와 유대감등이 국문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소첩은 대감께서 그들과 함께 순절하시려니 생각하여 뒤따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살아서 돌아오셨습니까?''

폐부를 무섭게 찌르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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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에 신숙주는 차마 아내의 눈을 바로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며

'' 저것들 때문에.....''

하고 어린 자식들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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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윤씨 부인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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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고 수치스럽소!

대감의 그명망이 가석하기 짝이 없소!

당신의 뻔뻔하고 더러운 얼굴을 본 눈을 씻어야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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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부인은 저주의 말을 퍼붓고 남편의 얼굴에 침을 뱉고는 총총히 내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대들보에 목을 매어 이승을 하직했다.

변절자 신숙주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부인에게까지 짐승으로 매도되는 등 굴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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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상하는 ' 녹두나물' 이 '숙주나물' 로 불리게 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