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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이 되고 저는 홀로 목양실에서 일주일을 보냈고, 다행히도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잔 가족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가족 모두 확진자가 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일주일 내내 저의 아내가 하루 세 끼 밥을 목양실로 배달해(?) 주었습니다.

제 아내가 수고하는 동안 저는 젓가락 하나 놓지 않고 앉아서 밥상을 받으니 임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그 왕의 화려함도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양실에서 밥을 받아먹는데 꼭 동물원 우리에 갇혀 사육사가 던져 준 먹이를 먹는 짐승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그냥 사육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아픈 것 보다 더 힘든 것이

자유롭게 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며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독립운동가였던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가 미국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리치몬드에서

그가 한 연설이 생각납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

제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목양실에 일주일을 보내면서 든 생각이 이것이었습니다.

우리에 갇혀 던져 준 먹이만 받아먹는 사자보다 먹이를 찾아 광야를 헤메이는 하이에나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 기간 병실에만 누워있는 분들과 집 밖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교우분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전합니다. 하루 속히 쏟아지는 햇볕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출처 : 최경식(대구수성교회 담임목사) 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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