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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막내인 저를 유난히 사랑해 주셨는데 어느 날 시장에서 운동화를 한 켤레 사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운동화를 신겨주시고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껴 신으렴"
그러나 전 엄청난 개구쟁이였기에 아무리 튼튼한 신발이라도
금방 닳아 구멍이 났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아껴 신으란 말씀에
나름 조심히 신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근처 가구점을 친구들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가구점 앞에는 오래된 책상과 의자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호기심 많고 개구쟁이인 저와 친구들이 그걸 보고 그냥 지나칠 리 없었습니다.
우리는 의자 하나, 책상 하나 밟으며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와르르 쿵"
저는 그대로 땅바닥에 뒤통수부터 떨어져 순간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그 와중에도 맴도는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내 신발.. 내 신발"
뒤로 넘어지면서 운동화 한 짝이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아껴 신으렴, 아껴 신으렴.."
어린 마음에 아픈 것도 잊을 정도로 어머니에게 혼이 날까 봐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오신 어머니는 피투성이가 된 제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셨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안고 병원으로 있는 힘을 다해 뛰어가셨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잠시 정신을 잃었던 제가 병원에서 깨어나 어머니를 찾자 어머니께서는
저를 꼭 안아주셨는데 저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내 신발은?"
"걱정하지 마! 엄마가 찾아 놓았어."
어머니는 제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몇 번을 말씀하셨습니다.
제 뒷머리에는 아직도 그때 생긴 흉터 자국이 있습니다.
이 흉터는 어머니에게 진 사랑의 빚입니다.
어릴 적 한없이 크게만 느껴졌던 어머니. 그 시절 어머니만큼 무서운 존재가 또 있었을까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어머니에게 크게 혼난 적은 몇 번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어머니의 존재감이 너무 커, 그 사랑의 크기만큼 어머니가 나에게는
엄한 존재가 된 것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의 어깨가 좁아지고 등이 굽어 키가 작아져 어릴 적처럼 한없이 커 보이지 않는다고요?
그건 내가 컸기 때문이란 걸 잊지 마세요.
어머니는 언제나 변함없이 처음부터 그대로였고, 변한 건 나 일뿐입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9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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