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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가 새로운 마을에 이사 한 첫날,
짐 정리가 끝나기도 전에 마을 전체에 정전이 됐습니다.
남자는 더듬거리며 수북한 짐 사이에서 양초와 성냥을 겨우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똑똑'하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한 어린아이가 서 있었고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넸습니다.
"아저씨 양초 있으세요?"
아이의 말을 듣자 남자는
'이사 온 첫날부터 나에게 양초를 빌려달라고 하다니 만일 지금 양초를 빌려주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것저것 빌려 달라고 하겠군'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양초가 없다고 말하며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아이가 소리쳤습니다.
"잠깐만요 아저씨!
이사 온 첫날부터 정전 때문에 불편하실 것 같아서 제가 양초를 가지고 왔어요!"
이 말과 함께 아이는 양초 2개를 내밀었고 남자는 스스로 부끄러워져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타인과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삭막한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론 순수한 배려와 호의를 잊기도 하고
스스로 손해 보지 않으려 더 움켜쥐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내가 먼저 바뀌어 선의를 행한다면 세상과 타인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8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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