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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때 우리 집은 집안 사정으로 세 번이나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유난히 수줍음을 잘 타고 낯을 많이 가리던 나는 전학 간 학교에서 적응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학교생활의 곧 익숙해지면서 오락 시간마다 사회를 도맡아 하게 되었고

수업시간에 엉뚱한 대답으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는 반장이 되었습니다.

내가 반장이 됐다는 말에 어머니는 기뻐하셨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재석이가 반장이 됐으니 선생님도 한 번 찾아 뵙고 육성회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야겠구나."

선생님을 만나는데 빈손으로 가기도 그렇고, 반장 어머니는 육성회비 기부도 해야 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런 것들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때 나는 몰랐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는 어머니 표정이 왜 갑자기 어두웠는지를...

당시 체신부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수입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뇌물을 절대로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버지에게 부수입이 있을 리 없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아버지 월급으로 살림하고 우리 형제들 공부시키기에도 어머니는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 뒤부터 어머니를 학교에서 자주 마주쳤는데 어머니는 항상 학교 화단과

교문 앞을 말끔하게 청소하시고 계셨습니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왜 학교 청소를 해?"

어머니는 저에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재석이 반장이 됐으니까 엄마도 학교를 위해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는 거야."

나중에서야 나는 어머니가 기부금 낼 형편이 되지 않자 청소하는 것으로 대신하셨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평생을 두고 갚아도 모자랄 어머니의 커다란 사랑에 감사할 뿐입니다.

세상의 많은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어머니란 이름으로 희생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이유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들 곁에는 끊임없이 희생하고 응원해주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728호(방송인 유재석의 사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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