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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노송동의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마을 놀이터 뒤쪽에 있는 숲속길 첫 번째 가로등에 박스가 있을 겁니다.
거기에 돈이 들어 있으니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도 않은 채 전화를 끊어 마치 장난전화 같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직원이 찾아간 장소에는 박스가 있었고 그 안에 무려 5천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천 원 짜리와 동전까지 있는 걸로 봐서는 힘들게 모은 돈이 분명했습니다.
전주시의 '얼굴 없는 천사'로 알려진 이분은 20년 가까이 매년 한 번씩 같은 장소에 돈을 놓아두는
방식으로 그간 5억원에 가까운 돈을 기부했습니다. 매번 많은 동전까지 있는 것으로 봐서 어쩌면
수입의 대부분을 기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단 한 번도 이름이나 신상을 밝히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 때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할 수 있습니다.
드러나는 선행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드러나지 않는 겸손한 선행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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