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잔의 커피

대학생인 남녀가 친구의 소개로 소개팅을 했습니다.

남자의 첫인상이 여자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남자는 여자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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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초콜릿도 선물하고 의자도 빼주는 등 남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런 남자의 행동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고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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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여전히 남자에게 큰 호감은 없었지만,

이제는 가끔 차도 마시고 도서관도 함께 가는 정도의 가벼운 친구 관계로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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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 가을, 여자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잠시 밖에 나왔는데, 창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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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난 여자는 자판기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고장 난 커피 자판기...

커피를 마시려면 한참을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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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함께 간 남자가 어디론가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뜨거운 커피 두 잔을 손에 들고 여자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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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뛰었던지....

뜨거운 커피가 손목에 흘러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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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뛰면 절반은 흘릴 거 같아서 두 잔을 뽑아왔는데 이렇게 합치면

한 잔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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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여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미련하게 화상까지 입은 남자를 탓할 수도 없었고,

흘린 커피 두 잔을 한 잔으로 합쳐 자신만 마실 수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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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반 잔의 커피가 담긴 한 잔은 남자에게 건네고 한 잔은 자신이 마셨습니다.

남자의 사랑이 담긴 반 잔의 커피는 이제까지 먹었던 커피 중 가장 맛 좋은 커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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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여자는 남자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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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면돌파입니다.

진심을 품고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직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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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마음도 진심 앞에선 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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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따뜻한 편지 제162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