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남편이 정년퇴직했습니다. 한 회사에서 30년 이상 같은 일을 해왔던 남편은 그동안 자기가 일했던 분야에서 다시 일해 보겠다며 무수히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어보더군요. 남편은 아직 얼마든지 일할 수 있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며 자신만만했지만 나이가 많아서인지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충분히 일해 준 남편이 이제 그만 편히 쉬어도 좋으련만 저희 부부가 늦게 얻은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었습니다. 남편은 자식 교육만은 자신이 끝까지 마치게 해주고 싶다며 계속 고집을 피웠습니다. 이력서 돌리는 것을 포기하고 사업을 한다고 일 년 동안 열심히 지방을 돌아다녔지만, 이것도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저것 고민하던 남편은 결국 택시기사로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
예순이 넘은 내 아내는 요즘 자꾸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 모임은 물론이고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이랑 말은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남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곤 합니다. 며느리와 사위의 표정이 이상해지고, 친구들도 뭔가 잘못 먹은 얼굴로 바라보지만, 그럴 때마다 난 미안해하며 물건을 그들 곁으로 도로 놔줍니다. 나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로써 이야기하지만 가끔은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립니다. 아내는 원래 늘 남을 배려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길을 가거나, 문을 열 때도 뒷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웃음도 많고, 정도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이후로는 늘 산만하고, 때로는 내 것 네 것을 못 가리고 만지는 증세가 생겼습니다. 병 때..
미식축구 선수였던 '크리스 스필먼(Chris Spielman)'은 강하고 억센 라인배커(line backer)로 활약했으며 현란한 몸동작과 열정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미식축구 선수였습니다. 그런 그가 1998년 시즌이 되기 전, 돌연 1년간 경기에 불참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의 아내 스테파니(Stefanie)를 돌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미식축구 선수로서 최전성기에 있었지만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면서 더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약속했어요. 당신이 아프면 내가 병원에 데려갈 것이며, 내가 당신의 손을 잡아줄 것이며, 내가 아이들을 돌볼 것이라고요. 그 약속을 지켜야 해요." 안타깝게도 그의 아내는 결국 숨을 거두었지만, 그녀..
빨간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가을입니다. 오래전 이때쯤에 저는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 하룻밤을 묵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습니다. 아직 KTX가 없던 시절 새마을호를 타고 한참을 가야 했기에 차라리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고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잠시 정차했던 역을 지나게 되었고, 비어 있던 내 뒷자리에도 중년 부부가 앉더니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나뭇잎이 다 떨어졌네. 근데 낙엽 덮인 길이 너무 예쁘다. 알록달록 무슨 비단 깔아 놓은 것 같아. 가서 직접 밟아 봤으면 좋겠다. 무척 푹신할 것 같은데..." 그런데 부부 중 남편의 목소리만 계속해서 조용히 들리기만 했습니다. "저 산에는 아직 단풍이 잔뜩 남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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