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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한 자식들이 어느덧 결혼하면서 우리 부부만 조촐하게 지내면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이 집에 없어서 그런지 겨울이 더 춥고 감기도 쉽게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잔기침을 콜록거리며 출근하는데 아내는 내가 감기에 걸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평상시처럼 대하는 것이 조금 섭섭했습니다.
"만 원만 주고 가요."
갑자기 뜬금없었습니다.
본인도 그 정도의 돈이 없는 것은 아닐 텐데 이상스럽게 생각했지만,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퇴근할 때 방울토마토 좀 사 가지고 와줘요."
평생 좋은 음식 먹는 거 모두 사양하며 자식들 입에 먼저 들어가는 것으로 만족해하던 아내.
본인은 오래된 옷을 수선해서 입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언제나 새 옷을 사서 입게 했던 아내.
그런데 오늘 평소 별다른 요구도 않던 아내가 조금 어리광을 부리며 나에게 방울토마토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늙으면 애가 된다더니.'
그런데 방울토마토를 먹고 싶다며 내민 아내의 손이 하루 내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퇴근하며 방울토마토 한 상자를 샀습니다.
현관문을 여니 내가 좋아하는 생태탕 냄새가 코끝에 스밉니다.
반갑게 활짝 웃음으로 맞아주는 아내의 모습이 평소와 달리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밥상에 마주 앉은 아내가 웃으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미역국보다 당신이 좋아하는 생태찌개가 좋을 것 같아서..."
순간 나도 모르게 달력에 눈이 갔습니다.
바로 오늘이 결혼 40주년이었는데 저는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따뜻한 아내의 미소에 저희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시간이 흐르면 세상이 변합니다.
우리 주변의 사람도 변하고 나 자신도 나이를 먹어 계속 변해 갑니다.
그렇게 너무 바쁘게 살다 보면 가족 간의 사랑도 잠시 잊고 있을 때도 있지만,
여전히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아있습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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