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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거동이 불편한 외할머니는 외동딸인 엄마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같이 산 지 첫날부터 외할머니가 싫었습니다.
집에 방이 부족해 할머니는 저와 함께 방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저는 사춘기 시절이라 할머니에게 짜증을 자주 냈는데도 할머니는
항상 웃어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중학생이 되고 나서 할머니의 기력은 더욱 나빠지셨습니다.
점차 혼자 거동하시는 것이 힘들었던 할머니를 도와야 하는 저의 불만은
나날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전까지 할머니는 참 깔끔하고 옷차림이 단정했었는데 거동이 힘들어진 후부터
할머니와 함께 쓰는 방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나 할머니랑 방같이 쓰기 싫어!
안방으로 모시고 가던가, 아니면 오빠하고 같이 방 쓰게 하라고."
아! 벌써 20년 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때 카랑카랑한 제 목소리가 왜 이리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까요.
할머니는 제가 대학생 때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서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할머니 발목에 제가 중학교 때 사드린 발찌가 아직도 걸려 있었습니다.
수학여행 가서 가족 숫자대로 성의 없이 사 온 물건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가 사준 그 발찌를 항상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면서
웃음 가득한 얼굴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저를 보듬어 주셨는지 본인이 싫다는 외손녀를 보며
얼마나 가슴 아파하셨을지...
다시 그 시절로 단 하루만이라도 돌아간다면 할머니께 정말 죄송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떠나가 버린 사랑에 가슴이 시립니다.
왜 그때는 그 사랑을 그렇게 몰랐는지, 그때 받은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하지만 사랑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받은 그 사랑은 당신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받은 사랑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승화할 수 있습니다.
받은 사랑만큼 또 누군가를 사랑해 주세요.
출처 : 따뜻한 편지 제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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