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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양식

남의 처지를 이해하라

터프가이원 2021. 11. 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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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디선가 우렁차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누군지 궁금해서 살짝 살펴보니 중간 쯤에 앉은 스님이십니다. 아주 입까지 반쯤 벌리고 세상 모르는

표정으로 곯아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스님의 처지가 이해되었습니다.

아마도 '새벽' 때문일 것입니다. 스님들은 새벽 3시에 세상을 깨우는 의식으로 종을 치고 경을 암송합니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그렇게 일찍 일어나면 낮에 한차례쯤 밀려오는 잠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2. 어떤 목회자는 하루 중 어떤 시간이 되면 굉장히 까칠해져서 신경질을 냅니다.

그때는 그냥 건들면 안됩니다. 저는 그것이 이해가 됩니다. 새벽기도를 하느라 잠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시점이 되면 신경이 날카롭고 짜증이 납니다. 목회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하루도 안빠지고

날마다 새벽기도 나오는 사람' 입니다. 주로 나이가 많아 아침잠이 없는 노인분들이 안빠지는데

목회자가 어쩌다 하루라도 새벽기도를 빠지면 "목회자가 되어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짜증나는 말을

만들어 냅니다.

3. 제가 청년 때 청년회에서 특별 새벽기도를 인도했습니다. 평소 밤에 늦게 자기 때문에 잠이 많은 청년들이

새벽에 일어나 교회에 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한 청년이 신학대학에 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새벽기도 때문에 나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라고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나 직업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그 사람의 처지가 되어 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 입니다.

출처 : 최용우(햇볕같은 이야기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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