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단취장(有短取長)

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사물의 원리를 관찰한 "관물편"에서

단점이 있어도 그 속에 있는 장점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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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이익 선생 댁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 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

다른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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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그늘도 많아 지고 장마 때면 늘 젖어있어 마당이 마를 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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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을 들고서 한 그루를 베어 내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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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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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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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다.

성호 선생은 둘 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좋게 보았다.

밉게 보면 못 났고, 좋게 보니 예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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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을 창고에 넣고 나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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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유단취장(有短取長)이구나.'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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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떤 사람이든 장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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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나무라고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 해질것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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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취장(有短取長)이라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볼 줄 알고 취할 줄 알아야 한다.

성호 이익 선생이 들려주시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의

가치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