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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이상하게 생긴 옷이 어느날 집에 걸려 있었습니다.
평상시 잘 입지 않는 독특한 옷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의(壽衣)였습니다.
부모님이 할머니 돌아가실 때 입히시겠다고 미리 장만해 둔 것이었습니다.
수의를 미리 마련해 둔 것은 일찍 돌아가시라고 한 것이 아니라, 수의를 준비해 두면 오래산다는
풍습때문이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종종 입관식에 참여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보면 장례지도사가 돌아가신 분에게
몸을 닦고 마지막으로 삼베로 만든 수의를 입힙니다. 수의를 잘 보면 하나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의 모든 옷에는 한 두 개 이상의 주머니가 다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필요한 무언가를 담아둡니다. 그러나 수의에는 이런 주머니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건 아무 것도 가질 필요가 없기 때문 입니다. 죽을 땐 세상의 어떤 것 하나도 챙겨가지 못하고
가져가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수의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출처 : 최경식 목사 칼럼(대구수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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