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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좋은 어느 날 들판에서 아이들이 연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한 중년남자가 흐뭇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그 중 한 소녀가 시각장애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즐겁게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던 남자는 그만 실례되는 질문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연을 너무나 잘 날리더구나!
그런데 연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연날리기가 재미있니?"
다소 무례한 질문에도 소녀는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나는 하늘을 나는 연이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은 바람을 따라 오른쪽으로 연이 날고 있죠?
저는 보이진 않지만 팽팽하게 당겨진 실을 통해서 연이 잘 날고 있는지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어요."
남자는 눈으로만 연을 봤던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소녀가 날리는 연을 흐뭇하게 바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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