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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양식

노생의 꿈

터프가이원 2023. 1. 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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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대에 노생(盧生)이라는 가난한 서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볼일이 있어 '한단'이라는 지역에 갔다가 잠시 객점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그때 신선도를 닦는 여옹이라는 노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노생은 여옹에게 신세를 한탄하며 자신의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묵묵히 노생의 말을 듣고 있던 여옹은 목침을 꺼내 주며 잠시 쉬기를 권하였습니다.

"이보게.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 그동안 나는 밥을 짓도록 하겠네."

그렇게 노생은 밥때를 기다리다 피로함을 못 이겨 그 목침을 베고 누워 달게 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노생의 인생이 확 바뀌었습니다.

노생이 응시한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황제의 치하를 받으며 큰 벼슬에 올랐고,

권력을 가지게 되자 재산은 절로 불어났습니다.

부와 명성을 거머쥔 노생은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를 얻어 총명하고 귀여운 자식들과 함께

영화로운 삶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하지만, 역적으로 몰려 큰 화를 입게 되었습니다.

노생은 옛적 고향에서 농사짓던 때를 그리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했지만

아내와 자식의 간곡한 만류로 차마 자결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사형은 면하고 멀리 유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 모함이 밝혀져 복권됐고, 그 후로 더욱 지위가 높아졌습니다.

노생은 그렇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80여 세에 천수가 끝나는 순간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밥이 다 익었으니 이제 일어나 밥 먹게나."

노생이 놀라 눈을 번쩍 떠보니 여옹이 밥상을 들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한바탕 꿈이었습니다.

80년 동안의 부귀영화가 잠깐 밥 짓는 사이에 꾸었던 꿈이었던 것입니다.

인생에서 그 어떤 거창한 비전이라도 스스로 쟁취하지 않으면 언제 사라져 버려도

미련을 가질 필요 없는, 그저 사라져 버릴 하룻밤 꿈에 불과합니다.

그 꿈을 움켜쥘 수 있는 것은 하루하루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출처 : 따뜻한 편지 제2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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