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 것인가

경기 파주시에 있는 ‘반구정’에는 황희 정승이 87세에 관직에서 물러나

돌아가시기 전까지 3년 동안 갈매기를 벗하며 여생을 보내셨다는 유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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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기념관에는 황 정승의 유명한 이야기가 소개돼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김종서 장군과 관련된 일화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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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군은 일찍부터 용맹을 떨친 호랑이 같은 장수여서 아무래도

좀 겸손함이 부족했는지 중신회의에서 삐딱하게 앉아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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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거슬리지만 누구 하나 아무 말을 못하고 있는데 황 정승이 아랫사람을 불러서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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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께서 앉아 계신 모습이 삐딱한 걸 보니 의자가 삐뚤어진 모양이다.

빨리 가서 반듯하게 고쳐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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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 깜짝 놀라 자세를 고쳐 앉았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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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가끔 장군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하자,

한 중신이 유독 장군에게 더 엄격한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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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은 앞으로 나라의 큰일을 맡아서 하실 분이기 때문이오.

혹시라도 장군의 훌륭한 능력을 작은 결점 때문에 그르칠까 염려되어서 그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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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정승은 이미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은 늙어 물러갈 것이고 다음 세대가 뒤를 이어갈 것이기에 미래를 내다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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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기라도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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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 것인가는 모르고 어디서 온 것만 내세우면 미래가 없다.

우리도 때때로 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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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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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 게시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