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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조는 어려서 서당에 다닐 때 남곤이라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지냈다.
둘은 누가 공부를 더 잘하는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고 우정 또한 깊었다.
남곤이 조광조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둘은 격의 없이 친구처럼 지냈다.
어느 날 두 친구는 산으로 놀러 가게 됐다.
길에는 그들처럼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예쁜 여자들도 많았다.
조광조는 마음을 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 처녀들에게 관심이 가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신이 아찔했다.
그런데, 친구인 남곤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의연하기만 했다.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 조광조는 어머니께 돌아와서 자신의 수양이 덜 되었다고 고백하면서,
여성 앞에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남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조광조의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얘야, 어서 짐을 꾸려라. 우리는 오늘 밤에 아무도 모르게 이사를 해야겠구나.”
조광조는 영문을 몰라 어머니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다. “젊은 사람은 젊은이답게 살아야 하느니라.
아름다운 처녀가 있는데, 젊은이의 심정이 어찌 잠잠하겠느냐?
아무런 감정이 없다면 나무나 돌 같은 목석이지.
네가 처녀들에게 한 눈 판 것을 나무라지 않는다. 철이 들면 분별할 때가 있느니라.
나는 너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인 남곤과 사귀지 않도록 급히 이사를 가는 것이다.”
그래도 조광조는 어머니께서 왜 그리 수양이 많이 된 친구와 절교를 하게 하려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계속해서 말했다.
“남곤은 목석같은 사람이고, 젊은이의 피가 끓지 않으며, 냉찬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겉으로 보면 수양이 있어 보이지만, 속으론 자기도 처녀들에게 쏠렸을 것이다.
그것을 참는다는 것이 너희 나이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남곤은 한눈 하나 팔지 않았다면, 얼마나 모진 사람이냐?
훗날 남곤이 정치를 한다면 인정사정없는 무서운 정치를 할 것이다.
사람의 약한 정, 미운 정을 헤아리지 않는 판단을 내릴 것이다.
인간이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는데,
그럴 때 윗사람은 너그러움이 있어야 하느니라.
그래야 죄지은 사람을 다음에 잘 하라고 용서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데 남곤은 그런 아량이 적어, 많은 사람을 피 흘리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걱정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너를 그런 사람과 사귀게 하겠느냐? 그래서 떠나려는 것이다.
여기서 살면 안 만날 수 없고, 그렇다고 남곤에게 네가 무서워서 떠난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이렇게 부랴부랴 떠나는 것이다.”
조광조는 어머니의 판단에 놀랬다.
“어머니, 그래도 그 친구는 큰일을 하여 나라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그래, 그래야지. 그러나 지금은 너하고 같이 지내게 할 수는 없다.”
먼 훗날 조광조는 나라의 대신이 되어 바른 정치를 펴나갔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38세에 큰 뜻을 펴지도 못하고 죽음을 당했다.
이때 조광조를 해친 사람은, 다름 아닌 남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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